한국실버건강지도자협회장 (주)한국실버케어 대표 정섬결 대표


대한민국은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급격한 고령화는 단순히 인구 구성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년기 삶의 질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연결하며, 돌봄의 부담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는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바로 ‘노인 실버교육’이다. 실버교육은 더 이상 여가 프로그램 이 아니라, 건강·안전·심리·사회적 관계 회복을 포괄하는 지역 기반 삶의 재건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 교육이 ‘삶의 회복’이 되는 시대
불과 10년 전만 해도 노인교육은 노래교실, 미술 활동 등 단순 취미 위주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실버교육은 예방적 건강관리, 인지 자극, 사회적 고립 예방, 자존감 회복 등 훨씬 복합적 인 목표를 지향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우울·고독·인지저하·낙상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 가능하다는 연구들이 잇따르며, 지자체와 민간 기관은 실버교육을 ‘지역 돌봄의 첫 번째 관문’으 로 바라보고 있다. 실버건강체조, 낙상 예방 운동, 인지 훈련 프로그램, 미술·음악 기반 심리치유 활동 등은 단순한 수업의 차원을 넘어 “노인이 자기 삶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있다.
■ 지역사회 기반 돌봄 체계의 변화
고령화가 빠른 지방과 농촌에서는 특히 교육 프로그램의 역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 도시재생지원센터
• 평생학습관
• 주간보호센터
이들은 지역 노인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첫 번째 기관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실버교육은 돌봄 인프라의 핵심 축이 된다.
하루 몇 시간의 교육이 노인의 건강과 생활리듬을 안정시키고, 사회적 단절을 막으며, 경우에 따라서 는 치매 진행을 늦추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직업인 ‘병원동행매니저’는 교육과 돌봄의 융합 모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진료 예약에서부터 이동, 의사 전달, 약 복용 안내까지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이 직업은 의료· 복지·교육을 잇는 새로운 지역 돌봄 서비스의 표준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 민간자격 기반 실버전문가 양성의 확대
국가와 지자체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민간자격 기반 실버 전문교육기관의 역할 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실버건강지도자협회와 (주)한국실버케어는
• 실버건강지도사
• 실버인지놀이지도사
• 병원동행매니저
• 노인돌봄생활지원사
등 다양한 과정으로 매년 수백 명의 중장년층을 교육하며 지역사회 인력 수급에 큰 기여를 하 고 있다.
특히 중장년 여성의 재취업이 어려운 시점에서 실버교육 분야는
✔ 시간제 근무 가능
✔ 지역 기반 활동
✔ 전문성 중심 직업
이라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일자리 정책에서도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간자격 교육이 ‘빨리 따는 자격증’의 이미지를 벗고, 실습 중심·사례 중심·현장 연결 중심의 전문 교육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 이다. 이는 한국형 실버전문가 양성 체계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 노인이 주체가 되는 ‘참여형 실버교육’의 부상
현대 실버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노인이 프로그램의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참여자가 되고 있다 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미술 프로그램에서 단순 색칠하기가 아닌 ‘나만의 상징 작업’ 인지 프로그램에서 퀴즈 풀이 대신 ‘생활기억 프로젝트’ 음악 프로그램에서 율동 따라하기를 넘어선 ‘실버예술단 활동’ 이러한 변화는 노인을 단순히 돌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삶의 스토리를 지닌 시민으로서 존중한다는 철학의 실천이다.
교육을 통해 노인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며 우울감이 완화되고 인지 기능이 활성화되는 명확한 변화를 경험한다. 이것은 실버교육이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활동이 아니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전문적 개입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해결해야 할 과제들
분명 실버교육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① 프로그램의 질적 표준화
지역이나 기관에 따라 교육 수준의 편차가 크다. 안전관리 교육을 받지 않은 강사가 낙상예방 수업을 하거나, 인지자극 원리를 모르는 강사가 인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버교육은 노인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표준 매뉴얼과 강사 전문성 인증 체계가 반드시 마련돼 야 한다.
② 실버 전문 인력의 처우 개선
돌봄 분야는 필수 노동임에도 여전히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에 놓여 있다. 강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안정적 처우와 지속 가능한 활동조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③ 지역 간 격차 해소
특히 초고령 비율이 높은 농촌일수록 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난다. 국가적 차원의 실버교육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 앞으로의 비전: 한국형 실버교육 모델 구축
대한민국 실버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① 지역 돌봄-교육 통합 플랫폼
교육과 돌봄, 건강 서비스를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병원동행, 건강체조, 인지훈련, 정서지원이 따로 움직여서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
② 실버전문가 양성의 단계화·체계화
보수교육, 현장실습, 표준 커리큘럼 도입 등 민간과 공공이 함께 만드는 전문인력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 한국실버건강지도자협회가 추진 중인 강화교육 및 현장연계 교육모델은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 다.
③ 노인 주체성 기반 교육 문화 확산
교육은 단순한 배움이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노인이 배움의 현장에서 ‘참여자’이자 ‘경험의 주인’이 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 맺으며
실버교육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는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본질적인 문제,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장치다.
노인이 지역과 연결될 때,
노인이 배움으로 다시 삶을 움직일 때,
노인이 돌봄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우리는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미래를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실버건강지도자협회와 (주)한국실버케어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지속 가능한 실버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